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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의 소리를 들어라

율리우스 베르거 지음, 나성인 옮김 | 2021


시 쓰는 첼리스트가 전하는 삶과 가까운 예술

    이름으로만 알려져 있던 첼리스트가 마침내 ‘얼굴’을 드러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나 비발디의 첼로 소나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녹음으로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사랑 받은 율리우스 베르거(Julius Berger)의 책이 우리말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단순한 음악 에세이가 아니다. 이 책은 인생과 만남, 음악에 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시집이기도 하고 공들여 촬영한 이슬들의 이미지가 담긴 사진집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그의 음악 인생을 담담하고 소박하게 풀어낸 수필집이기도 하다. 첼리스트가 시인, 사진작가, 수필가가 된 것이다. 왜 이 저명한 첼리스트는 활을 잠시 내려놓고 펜과 카메라를 든 것일까.

    율리우스 베르거는 유명 레이블의 자켓을 장식하는 스타 연주자는 아니지만 본고장 독일과 유럽에서 깊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가 오래도록 존경을 받는 이유는 언제나 본질을 탐구하는 구도자의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유명세나 시장성에 연연하지 않고 첼로의 기원을 탐구하고,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 특히 현대음악의 작곡을 후원해 온 것이다. 그의 디스코그래피에는 유독 세계 최초 녹음이 많은데, 아마도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를 제외하면 베르거만큼 작품을 많이 발굴한 이도 드물 것이라 생각된다.

    첼로와 그 연주법, 새로운 작품에 몰두했던 그가 자기 이야기를 풀어낸다. 음악에서 본질을 향했던 것처럼 그는 시와 글, 사진에서도 본질을 말한다. 자신을 어필하고, 포장하여 유혹하는 데 익숙한 스타 마케팅의 세상에서 율리우스 베르거는 그보다 더 나은 가치를 말한다. 그것은 곧 삶 가까이에 있는 예술과 그것이 전해주는 상상력과 영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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