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을 아득히 넘어선 옛 음악의 아름다움
옛 음악을 당대의 악기와 연주방식으로 해석하며 재현해내는 원전연주는 그 학자다운 충실함과 음악 자체를 연주자보다 앞세우자는 진정성으로 인해 조용하지만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왔고 그 결과 우리 곁에서 오래 살아남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과거의 음악을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 지금도 많은 음악가들이 공부하며 연주하고 있습니다. 유명세를 떠나 아름답고 용기 있는 시도들이 참 많습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고 있는 요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을 잠시 거두고, 벌써 아득해져 버린 옛날을 다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최고의 음악을 골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컴필레이션 음반을 만들기 위해 해외 음반사의 허락이 가능한 곳을 알아보고 그 레이블 안에서 11곡을 선정해 담았습니다. 그저 아름답고 편안한 음악으로 선정하지 않았고 고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담고자 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습니다.다만, 고음악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음악들을 채우고 음반 표지, 내지도 그 시대에 어우러지도록 하고자 애썼습니다.
음악에 사람의 마음을 능히 움직이는 힘이 들어 있다고 믿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차분히 듣기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좇기 바쁜 우리에게 그 시대의 마음가짐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연주들은 진실하고도 특별한 지혜를 전해 줍니다.